어머니가 몸이 안 좋으신가봐요. 하나하나 다 추억이죠
살짝 카페 같지 않나요? 흐흐 그러기엔 저기 문에 너무 신협이라 쓰여있긴하네요.
여기는 저희 동네 신협이랍니다.
제가 벌써 30년 가까이 다니는 은행인데요.
엄마가 신협 처음 생겼을때부터 함께 가서 통장도 만들고 지금까지 거래하는 은행이예요.
가족과의 추억이 있는 곳을 생각하다가 얼마전에 엄마가 푸념처럼 하시던 이야기가 기억났지 모예요~
뭐 워낙 집이 힘들고 아버지가 경제적 능력이 좀 없으셨던지라 엄마가 여장부처럼 집을 책임지고 살아오시다보니 젊어서 악착같이 돈벌고 모으고 은행 다니는 일에 몰두 하셨거든요.
가족이 화목하게 어디가서 외식하고 놀러다니고 거의 못했던 집이예요.
근데 엄마가 이제 팔순이 되고 몸이 아파 이젠 어딜 나가서 놀고 싶어도 못나가는 나이가 되신 뒤론 남의 집 화목한 걸 보면 그렇게 부러워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한테도 내가 딸인 너하고도 세상에 어디 재밌게 놀러간 추억이 없다시며
속상하다고... 이젠 추억을 쌓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슬퍼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ㅋ 갑자기 픽 웃더니만
요즘은 생각해보니 그나마 너랑 은행 다닌것도 추억이다 싶다고 ㅋ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무렵 엄마가 손잡고 바로 은행에 데리고 가셔서 통장을 만들어 주셨거든요.
덕분에 국민학교 졸업할 땐 저축왕 상도 탔고 제 나이 또래보다는 매우 일찍 은행을 다니고 적금도 붓고 그랬던거 같아요. ^^ 덕분에 저도 살짝 짠순이가 되었지요.
엄마가 예전엔 혼자서도 은행 볼일 잘 보러 다니셨는데~ 몸 안좋아지시고 난 뒤론
조금 먼 은행에 갈 땐 제가 모시고 다녔거든요. 귀도 어두우셔서 사실 은행원이 하는 말을 잘 못알아들으시기도 하고요.
ㅎㅎ 먼 은행 갈땐 같이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그나마 그 가는 길에 투닥투닥 싸우기도 하고 이것저것 이야기도 하고 은행 금리가 올랐네 낮아졌네~~
사실 별일 아니지만 이것저것 대화도 많이 했던거 같아요.
서로 시간에 늦었다며 다신 같이 안다닌다고 막 싸우기도 엄청 싸웠는데~~
저도 생각해보니 그나마 엄마랑 같이 은행 다닐때가 좋았다 싶어요. 이젠 엄마가 같이도 못가시거든요.
가족관계증명서 떼서 제가 대신 업무 봐드리고 하다보면
그래도 엄마가 같이 은행 다닐때가 건강하셨던건가 싶고.............
엄마가 얼마나 나랑 추억할 게 없으면 은행 함께 다닌게 추억이라고 말하실까 싶네요.
글 주저리 주저리 적다보니 ㅋㅋ 푸념처럼 되었네요.
힝... 가족과의 추억 이런 글은 좀 저한테는 슬픈 주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