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요즘 쌀쌀한데 삼청동 수제비 드시러가보세요

 

요즘 날씨 선선해지고 비오고 난 담날은 좀 춥기도 하드라구요 ㅎㅎㅎ

저도 몇 번이나 대기 줄을 보고 그냥 지나쳤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마음을 단단히 먹고 기다려봤습니다.
20팀 가까이 웨이팅이 있었지만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생각보다 금방 들어갈 수 있었어요.

 

 

뚝배기에 담겨 나온 국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그 순간부터 벌써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한 숟가락 떠먹자마자 멸치 육수의 깊고 개운한 맛이 입안을 꽉 채우더라고요.
거기에 바지락에서 우러난 바다 향이 은근하게 더해져서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가득했어요.

수제비 반죽은 얇으면서도 쫄깃쫄깃한 식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너무 두껍지 않아 부드럽게 넘어가는데도 씹는 맛이 살아있어 계속 손이 갔어요.
애호박이 들어가 은은한 단맛이 국물과 어우러져 담백함을 더해줬습니다.
수제비를 한입, 국물을 한입 먹다 보니 집에서 엄마가 끓여주던 수제비가 떠올라 괜히 추억이 그리워졌어요.

 

 

함께 주문한 감자전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감자로만 갈아 만든 전이라 그런지 식감이 더 쫀득하고 담백했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데, 동동주랑 같이 곁들였더니 완벽한 궁합!
친구들이랑 "이 조합은 무조건 인정" 하면서 금방 접시를 비웠습니다.

여기서는 감자전 말고도 녹두전, 파전 같은 전 메뉴도 인기더라고요.
옆 테이블에서 파전을 주문했는데, 두툼하고 파 향이 솔솔 올라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다음번엔 꼭 파전도 시켜보자고 다짐했어요.
이 집은 수제비도 훌륭하지만 전 종류랑 곁들여 먹을 때 진가가 더 드러나는 것 같아요.

가격도 의외로 합리적이었어요.

 

푸짐한 수제비 한 그릇에 전까지 시켜도 부담 없는 금액이라 가성비 면에서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특히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된 집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왜 이렇게 줄이 긴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였는데, 다들 따뜻한 국물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길 수밖에 없지만, 회전이 빨라 금방 자리가 나는 편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혹시 줄 서기 싫으시다면 점심시간이나 저녁 피크 타임을 살짝 피해서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전용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붐비는 시간엔 자리가 부족할 수 있으니 참고하셔야 해요.
저는 대중교통으로 갔는데 삼청동 거리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제비를 자주 즐기는 편은 아닌데, 여기는 오면 무조건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물이 정말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어서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마셔버렸습니다.
뚝배기 바닥까지 긁어먹고 나니 속이 따뜻하게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추운 계절에는 이런 한 그릇이 진짜 최고의 힐링 음식이죠.

간장에 듬성듬성 썰어 넣은 고추를 찍어 먹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수제비 반죽을 고추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깔끔하면서 칼칼한 맛이 더해져 중독적이었습니다.

 

같이 나온 김치도 알싸하면서 개운해 국물이랑 너무 잘 어울렸고요.
이래서 다들 줄 서서라도 먹으러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잖아요.
그럴 때 삼청동 수제비만큼 딱 맞는 곳도 없을 것 같아요.
깔끔하고 담백한 수제비에 전 한 접시, 그리고 동동주까지 곁들이면 완벽한 겨울 한 끼가 완성됩니다.
삼청동 구경하다가 몸이 으슬으슬할 때,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

저도 이번에 다녀온 이후로는 ‘삼청동 가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집’으로 저장해놨습니다.
특별히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이 오래 남는 집이에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그런 음식점이랄까요.
앞으로 추운 계절이 올 때마다 더 자주 찾게 될 것 같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