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속촌삼계탕은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3분 정도면 닿을 만큼 접근성이 좋고, 외관부터 아주 한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져요. 좁은 대문을 지나면 안쪽에 생각보다 훨씬 넓은 한옥형 건물이 펼쳐지는데, 처음 가면 “여기가 이렇게 크다고?” 하고 놀라게 되죠. 예전 대통령이 자주 갔다던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유명세가 확실한 집이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진짜 많아요. 영어 메뉴판도 준비돼 있어서 친구들이랑 같이 가기에도 걱정이 덜하죠. 안쪽은 좌식 자리 위주라서 다리가 불편하신 분이나 외국인 지인 있을 때는 입구 쪽 테이블석을 미리 요청하는 게 좋아요.
삼계탕은 한방 재료 향이 진하게 올라오고, 국물에서 녹두랑 견과류의 고소함이 확 느껴져요. 저는 국물을 한 숟갈 떠먹자마자 “이래서 사람들이 줄을 서는구나” 싶었죠. 맑은 타입이 아니라 걸쭉하고 깊은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데, 한방 특유의 묵직한 맛 좋아하는 분들은 만족하실 거예요. 인삼주도 작은 잔으로 같이 나오는데, 이게 은근히 몸을 확 데워줘서 기력 회복 느낌 제대로 나요. 닭살도 부드럽고 안에 찹쌀도 듬뿍 들어가 있어서 한 그릇 다 먹고 나면 진짜 속이 든든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고려삼계탕 같은 담백한 스타일을 더 좋아하지만, 토속촌만의 구수하고 진한 풍미는 가끔 생각나는 매력이 있어요. 다만 가격이 계속 올라서 요즘 기준으로는 확실히 부담되는 편이죠.
가을엔 여름 복날처럼 줄이 폭발적으로 길지 않아서 방문 타이밍으로는 지금이 딱 좋다고 느껴요.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면서 한 시간씩 서 있는 건 솔직히 비추죠. 대신 9월~10월엔 선선해서 대기 줄도 버틸만하고 국물도 더 맛있게 느껴져요. 서촌이나 자하문로 산책하다가 들르기 좋은 위치라 코스 짜기도 좋아요. 내부가 워낙 넓어서 회전율도 빠른 편이라 줄이 길어도 생각보다 금방 들어가게 되죠. 서비스는 예전보다 좀 건조하다는 평이 많긴 하지만 계산할 땐 또 친절해서 나올 땐 기분 나쁘진 않아요. 외국 친구들이 Korean style chicken soup 먹고 싶다고 하면 고민 없이 데려갈 만한 곳이라 가을 서울 여행 코스로도 추천해요. “서울에서 삼계탕 한 곳만 간다면?” 하고 물어보면 저는 여기를 말하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