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익선동 최초의 한옥찻집 뜰안

 

 

 

 

 

 

요즘 가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익선동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들이 많죠.
그중에서도 제가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전통 한옥 찻집 ‘뜰안’이에요.
입구부터 기와지붕과 나무문이 어우러져 정말 고풍스럽고, 안으로 들어가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요.
90년이 넘은 한옥을 복원해서 만든 곳이라, 공간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죠.
문을 여는 순간 살짝 비껴드는 햇살이 나무마루 위에 번져서 너무 따뜻한 분위기였어요.
가을 햇살과 은은한 차 향이 섞이니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익선동 최초의 한옥 찻집이라고 하던데, 그 명성에 걸맞게 정말 정성이 느껴졌어요.
가운데에 있는 작은 중정(뜰)은 계절의 변화를 그대로 품고 있어서 창가 자리가 제일 인기가 많아요.
제가 갔을 때는 단풍잎이 중정 위로 살짝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익선동 특유의 조용하면서도 예스러운 분위기와 이 찻집의 고즈넉함이 완벽하게 어울렸어요.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련한 정취랄까요, 딱 그런 감성이 느껴졌어요.
차를 마시러 왔는데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실내는 나무 향이 은은하게 감돌고, 따뜻한 조명 아래에서 찻잔들이 반짝였어요.
직원분들도 아주 친절하고 조용히 다가와 설명을 해주셔서 마음이 놓였어요.
메뉴판에는 전통차부터 계절 한정차까지 다양하게 있어서 고르기도 즐거웠어요.
제가 주문한 건 생강차였는데, 코끝을 간질이는 향이 정말 좋았어요.
첫 모금 마시자마자 속이 따뜻하게 풀리면서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었어요.
함께 나오는 전통 한과도 고소하고 달지 않아서 차랑 궁합이 딱 맞았어요.

 

 

 

 

 

 

 

 

생강차 외에도 오미자차, 유자차, 대추차 등 계절마다 어울리는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저는 다음번엔 오미자차를 꼭 마셔보고 싶어요, 색감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차를 내어주는 찻잔도 투박하지만 정겨운 전통 자기로 되어 있어서 정성이 느껴졌어요.
한 모금 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을 때마다 찻잔의 온기가 손끝에 남는 게 참 좋았어요.
다과로 나온 떡과 한과도 예쁘게 담겨 있어서 먹기 아까울 정도였어요.

요즘은 커피 문화가 강하지만, 가을에는 이렇게 전통차 한 잔이 주는 여유가 참 소중하죠.
지인들과 시끌벅적한 대화보다, 혼자 또는 둘이서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공간이에요.
한옥의 처마 밑으로 들어오는 바람 소리, 새소리, 그리고 차 향이 한데 어우러져요.
그 순간만큼은 도심의 번잡함이 완전히 잊혀지더라구요.
익선동 안에서도 이렇게 차분히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감사할 정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