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maum_logo
마이페이지 버튼

마이페이지

fanmaum_logo
toggle-down
인기 게시판 TOP 50

[전체] 뻔한 의학 드라마 같은데 중증외상센터에 없는것

https://community.fanmaum.com/The-Trauma-Code/98136578

뻔한 의학 드라마 같은데 중증외상센터에 없는것

 

로맨스 없고 신파 최소화 환자 등장방식도 색달라

<중증외상센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어요

 우선 익숙한 메디컬 드라마에 웹소설 특유의 분위기를 불어넣었다는 것!

 원작을 먼저 접한 시청자도, 드라마로 처음 접한 시청자도 만족하는 중간선을 찾은 덕분에, 뻔하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고 유쾌하죠

 한국 의료계에 대한 자조 덕분에 이 드라마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각인됩니다

사실 <중증외상센터>는 게으른 작품처럼 보일 여지도 충분한데요

 한국 메디컬 드라마의 클리셰를 연상시키는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백강혁의 설정은 <태양의 후예>를 연상시키는데 중동 지역 용병과의 인연 덕분에 손쉽게 위기를 탈출하는 전개나 군인 못지않은 신체적 능력을 지녔다는 설정을 보면 유시진과 강모연을 하나로 합쳤을 때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탄생한 것처럼도 보이죠

주인공과 병원 경영진 간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어요

 기업 시점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경영진과 의료 관점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인의 시각 차이는 단순히 옳고 그름을 가를 수 없기에 언제나 흥미로운 대립이죠

 병원이 환자 치료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당위는 원론적으로 옳지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먼저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 외의 스토리도 과거 드라마에서 여러 차례 접한 내용이에요

 사고 현장에 출동한 의사가 오히려 부상을 당하는 전개는 여러 메디컬 드라마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죠

 특별한 수술 실력을 지닌 교수가 자기 뜻에 맞는 전문의나 전공의를 찾아내고 그들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에요

 이 플롯은 <낭만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뻔한 의학 드라마 같은데 중증외상센터에 없는것

 

물론 익숙함에 기대기만 한 드라마가 아닌데요

 색다른 지점도 존재합니다

 우선 가시적으로는 로맨스의 부재가 대표적인데 백강혁은 병원 내 그 어떤 인물과도 로맨스를 펼치지 않아요 악연에서 인연이 될 것처럼 보이던 천장미 간호사와도 철저히 동료로 남죠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진데 얼핏 애틋한 감정을 지닌 관계성을 보여주는 순간이 종종 있지만 그들의 감정선이 로맨스로 발전하지는 않아요

신파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엿보입니다

 사실 백강혁이 의사가 된 계기는 눈물 가득하게 풀어낼 수 있어요

 어릴 적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병원장을 보고 감동받아서 그처럼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으니까요

 하지만 드라마에서 백강혁은 신파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아요

 양재원을 외상외과로 꼬시기 위해 휴머니즘적으로 접근하거나 마지막으로 병원장을 설득할 때 활용할 뿐이죠

환자들을 보여주는 방식도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중증외상센터>에서 환자는 한순간도 극을 주도하지 않아요

 그저 주인공들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거나 수술법을 익혀야 할 케이스 혹은 그들이 극복해야 할 역경의 기능을 맡을 뿐이고 각 환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들의 과거사가 얼마나 불운하거나 안타까운지에 대해서 드라마는 일절 관심을 표하지 않죠

 

완전무결한 캐릭터의 매력... 달아서 더욱 씁쓸하다

무엇보다 <중증외상센터>만의 독특한 특징은 다른 드라마들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암시하기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웹소설을 어떻게 영상화해야 하는지 일종의 교보재처럼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그간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웹소설 원작을 안일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일반 소설이나 시나리오와는 문법 자체가 다른 웹소설의 특징을 살리기보다는 기존의 틀에 맞게 각색해 웹소설만의 분위기를 가급적 지워왔죠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표적이인데요

 회귀물을 한국형 아침 드라마 틀에 끼워 맞춘 나머지 혹평을 피하지 못했죠

 미래를 안다는 이점을 활용해서 회장과 대적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는 대신 단순히 상속 유산을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재벌 가족극의 일원으로 묘사해 버렸으니까요

<중증외상센터>는 다릅니다 ㅎㅎ

 원작의 장르적 쾌감까지도 드라마라는 매체에서 구현하려 애쓰고 있죠

 일례로 한 에피소드 안에 여러 환자와 사건을 쏟아내면서 일시 정지할 틈을 안 주고 환자가 한번 등장하면 여러 회차에 걸쳐 그의 서사를 보여주는 기존 드라마 작법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에요

 이는 대화 중심으로 사건을 간략히 서술하면서 기승전결을 짧은 분량 내에 끝내는 웹소설 작법을 드라마 작법으로 반영했다고 볼 수도 있는 사례죠

 

사이다 같은 웹소설 특유의 분위기와 톤을 영상 매체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해 냈기에 기존의 한국 메디컬 드라마와는 차별화되는 점이에요

다른 드라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와는 다른 특유의 재미가 느껴지죠

 일종의 이정표라고 할 수도 있는데 웹소설 고유의 감성과 톤을 약화하지 않고 강조하더라도 시청자를 매료할 수 있다는, 가장 대중적인 방식을 보여줬어요

 

그리고<중증외상센터>는 진통제라 생각해요

 아픔이나 염증의 원인을 알고도 해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니 굳이 들여다보는 대신 백강혁이라는 초인을 내세운 메디컬 판타지로 잠시 고통을 잊게 하는 셈이죠

 이에 더해 진통제 효력이 다하는 순간에는 환상과 현실의 간극을 극대화하면서 직설적인 비판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0
0
신고하기
close-icon

작성자 맑은곰W120508

신고글 뻔한 의학 드라마 같은데 중증외상센터에 없는것

사유 선택
  • 욕설/비하 발언
  • 음란성
  • 홍보성 콘텐츠 및 도배글
  • 개인정보 노출
  • 특정인 비방
  • 기타

허위 신고의 경우 서비스 이용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