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부터 재밌더나구요 주인공들 연기도 좋더라구요
1화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이 드라마가 의적 서사와 로맨스를 억지로 따로 떼어놓지 않고, 첫 회부터 자연스럽게 섞어 보여준다는 거였어요. 쌀을 ‘만 석 훔쳤다’는 소문과 실제로는 ‘석 되만 사라졌다’는 설정부터가, 이 작품의 톤을 딱 보여주는 장치 같았어요. 거창한 영웅담이라기보다, 체제에 균열을 내고 싶어 하는 누군가의 계산된 장난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홍은조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어요. 낮에는 혜민서 의녀, 밤에는 길동이라는 이중생활 설정 자체는 익숙한 클리셰인데, “얼녀 + 몰락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현실적인 사정이 깔려 있어서 괜히 더 설득력이 생기더라고요. 그냥 정의감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약값이 없어 쩔쩔매는 백성 옆에서 실제로 “위험을 감수하는 쪽”을 선택하는 장면들이 이 캐릭터를 훨씬 입체적으로 만들어줬다고 느꼈어요.
이열 쪽은 로맨스 남주라기보다, 거의 추리극 주인공처럼 움직이는 게 재밌었어요. 쌀 양이 너무 적다는 점, 피해자가 도난 사실도 모른다는 점을 근거로 ‘의적 서사’ 자체를 의심하는 시선이 들어가니까,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건 그냥 미담 제조용 연출이 아니라, 나중에 꽤 큰 정치·사회 비판으로 이어지겠다” 싶었어요. 동시에 비를 대신 맞아준다든지, 입맞춤을 “도적질당했다”라고 받아들이는 식의 가벼운 로맨스 톤도 잘 섞여 있어서, 무겁게만 가거나 가볍게만 가지 않는 밸런스가 좋았어요.
무엇보다 1화가 끝날 때쯤엔 “의적 홍길동, 의녀 홍은조, 대군 이열” 이 셋의 관계가 이미 머릿속에 또렷하게 자리 잡아서, 앞으로 영혼 체인지까지 간다고 해도 혼란스럽기보단 더 기대되게 만드는 스타트였다고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