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등장인물부터 흥미롭네요
1화를 보고 나니까, 이 드라마는 사건보다 인물 구성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 같았어요. 캐릭터 몇 명만 봐도 앞으로 갈등 구조가 어떻게 꼬일지 대략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라, 등장인물 소개부터가 재미 포인트였어요.
홍은조는 겉으로는 조용한 의녀인데, 실제로는 ‘길 위의 동무’라는 별명을 가진 도적 길동이라서, 한 사람 안에 양극단이 같이 들어있는 인물처럼 보였어요. 양반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얼녀라는 설정 때문에, 그가 왜 밤마다 신분 질서를 거스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 기본 동기가 자연스럽게 설득되는 것도 좋았어요.
이열은 첫 인상만 보면 능청스러운 한량인데, 사실은 도월대군으로서 포청 일을 암행으로 돕고 길동을 쫓는 인물이라, 겉모습과 속마음이 일부러 어긋나 있는 캐릭터 같았어요. 어릴 때부터 총명함을 숨기고 ‘백무일취’인 척 살아온 과거까지 깔려 있어서, 은조와 달리 시스템 안에서 버티는 방식으로 저항해 온 사람이라는 대비가 흥미로웠어요.
주인공 둘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도 1화부터 방향성이 꽤 뚜렷했어요. 은조를 짝사랑하면서 도적질을 돕는 소꿉친구 윤산이나, 세도가 집안 자제 임재이처럼, 각자 은조·이열과 엮이면서 삼각·사각 관계로 발전할 여지가 많아 보이는 캐릭터들이라 이후 전개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1화는 사건 몰입도도 높았지만, “이 사람들은 앞으로 서로에게 어떤 상처랑 구원을 남길까”를 상상하게 만드는 인물 소개편 같은 느낌이 강해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