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현 , 은조는 항상 갈등은 했었던것 같아요. 갈등하다가 결단을 내렸구요
3화에서는 길동의 감정과 위치가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해요.
길동은 여전히 지붕 위에서 밤을 보며 혼자 근심을 달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사람들도 작아지고, 집들도 작아지고, 저 멀리 궁궐도 작아진다”며,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이 시선은 가난하고 궁상맞은 현실 속에서도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는 그녀만의 방식이에요. 근심을 나누자는 문상민의 제안에도 “누가 동조해 주면 다 그만두고 싶어질 것 같다”며 의적 활동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내면도 드러납니다.
해민서에서 길동은 여전히 서민들 곁을 지키는 존재로 등장해요. 술에 취해 다친 포졸들을 치료하면서, 동주댁 과부와 대사관 집 노비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그려지죠. 대사관 영감의 폭력 때문에 해민서를 자주 찾을 수밖에 없던 노비들, 과부에게 쌀을 보내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길동은 그들의 마음을 전해주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길동은 길동(의적)의 진짜 마음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는 점이 강조돼요.
문상민과의 관계에서도 길동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그를 그저 “실없지만 넓은 놈”, “대단한 감투 쓴 양반” 정도로 여기고 살짝 비꼬기도 해요. 하지만 포청과 대사관 사건이 그의 손으로 수습됐다는 걸 알고 나서는, “영민하고 여럿을 살린 사람”이라며 솔직하게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동시에 “나 같은 불행 속에서 몇 안 되는 다행이 그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자신의 삶과 연결된 ‘희망’처럼 느끼기 시작해요.
지붕 위 대화 장면에서 길동의 마음도 흔들립니다. 대군이 “그만두게 해줄 수도 있다”, “필요하면 내가 그만두게 해주겠다”고 말할 때, 길동은 처음엔 농담처럼 넘기지만, 점점 이 사람이 그냥 말만 번지르르한 양반이 아니라는 걸 느끼죠. “수작 거는 거다, 이제부터 제대로 걸어볼까 하는데?”라는 노골적인 고백 섞인 멘트에 당황하면서도, 완전히 밀어내지 못하는 반응이 길동 쪽 변화의 포인트예요.
마지막 부분에서 길동은 자신의 혼인 문제 다른 사람 입에 오르내리는 상황까지 맞닥뜨립니다. 문상민이 이 사실을 알고 “규정이 자꾸 재밌어진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반면, 길동은 자신의 가난·궁상·눈물 어린 현실이 농담거리처럼 언급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죠. 이 장면은 앞으로 길동이 단순히 ‘의적’이나 ‘해민서 규수’가 아니라, 한 사람이자 한 여자로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 같은 순간입니다.
정리하면 3화는, 길동이 여전히 백성을 위해 움직이는 의적의 마음을 유지하면서도, 대군이라는 변수를 통해 처음으로 “내 삶도 바뀔 수 있을까?”를 스치듯 떠올리기 시작하는 회차예요. 밤을 좋아하는 이유, 그만두고 싶어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책임감,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고백을 받으며 흔들리는 마음까지, 남지현 캐릭터의 감정선이 가장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