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애하는 도적님아’ 3화는, 입맞춤 이후 서로 선을 긋던 은조와 이열 사이가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는 회차예요.
이열은 밤새 은조를 찾아다니다가 혜민서에서 드디어 다시 마주치고, 전날 키스 이야기를 꺼내며 진심을 확인하려 합니다. 은조는 그 순간을 “순간적인 실수”라며 얼버무리지만, 곧 이열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길동을 놓치게 하려다 다친 팔까지 숨긴 채 웃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한 오해를 조금씩 거두기 시작해요.
혜민서에서 발작 환자에게 물려 상처를 입은 은조 손에, 이열이 자신의 비단 옷소매를 찢어 정성껏 붕대를 감아주는 장면은 두 사람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됩니다. 도월대군 신분을 숨긴 채 약재를 기부하고, 말없이 환자 돌보는 일을 돕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은조 눈에는 ‘한량 난봉꾼’이 아니라 남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으로 새겨지기 시작하죠.
한편 궁 안에서는 대사간 김덕한을 비롯한 조정의 부패가 비록(비자금 장부)을 통해 드러나고, 우여곡절 끝에 그 장부가 은조 손에 들어옵니다. 은조는 밤이 되자 길동으로 변장해 이열을 찾아가 비록을 건네고, 이열은 장부를 펼쳐 본 뒤 곧장 임금 이규에게 가져가 “벌을 내리지 않으면 아랫사람과의 내기가 깨진다”는 식으로 왕의 자존심을 자극해 대사간 유배와 토지 환수를 이끌어내요. 이 소식을 들은 은조는 세상이 전혀 변하지 않을 거라 냉소했던 자신과 달리, 실제로 백성들에게 돌아가는 변화를 직접 목격하며 이열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으로 다시 보기 시작합니다.
이열 쪽에서도 감정의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은조가 자신을 “난봉꾼, 한량”이라고 오해한 데 상처를 받으면서도, 혜민서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 감정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연심이라는 걸 인정하게 돼요. 결국 달빛 아래 둘만 남은 자리에서 “은애하는 사내가 있느냐”고 묻고, 있어도 상관없다며 “이제 제대로 수작 걸어볼까 한다”고 대놓고 고백을 던지면서 직진 로맨스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은조를 둘러싼 현실은 점점 더 잔인해져요. 임사형 가문은 여전히 은조를 칠순 노인에게 후처로 들이려 하고, 장원급제한 아들 임재이는 자신이 기생 서자라는 콤플렉스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올 은조에게 노골적인 혐오와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그는 은조에게 “이 혼례를 거부하라”고 압박하면서, 들어와도 사람 대접 못 받을 거라 경고해 신분제가 얼마나 잔혹한지 보여주죠.
3화의 엔딩은 세 사람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꼬이기 시작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달을 보며 잠깐 숨을 고르던 은조와 이열 앞에 임재이가 들이닥쳐, 은조가 곧 칠순 노인에게 시집가는 처지라는 사실을 폭로해 버리면서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어요. 이열은 임재이에게 “은조와 어떤 사이냐”고 묻고, 재이는 은조를 가까이 끌어당기며 도발하듯 “짐작해보라”고 받아치면서, 의적–대군–사또 아들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3각(4각) 관계와 신분의 벽이 한꺼번에 폭발할 것을 예고하는 회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