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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대학교 3학년
통키타 동아리 3년차...
좋아하는 가수 김광석
그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렵 복학을 앞뒀던 선배 한분이
어느날 전화해서 너 서울살아??? 네.. 서울 어디 사는데? 사당동이요~ 그래?
그럼 지금 나와!! 라고 해서 느닷없이 불려나갔죠.
한번도 가본 적 없던 동네 논현동을 찾아서 가는 길에 ㅋㅋ
새로짓는 건물 꼭대기에서 떨어진 철근이 제가 지나가자마자 바로 뒤로 떨어지는 사건이.......
죽을 뻔했;;;
하여간 선배를 만났는데
지금 김광석 콘서트 보러 간다!! 오늘 콘서트 마지막 날이야...
네??? 웬?? 티켓 생기셨어요??
아니!! 김광석 슈퍼콘서트 꼭 봐야해서 지금부터 삥을 뜯으러 간다며 ㅋㅋㅋㅋ
선배의 형님이 근무하는 회사로 절 데리고 삥을 뜯으러
여자친구랑 데이트 해야 하니 용돈을 달라고;; (저를 여친으로 팔아먹고 돈을 타냈답니다..)
하여간 받아낸 돈으로 당당히 콘서트 티켓을 구매했네요......
근데 아니 그 시절에 예매 안하고 티켓 어떻게 산거야? ㅋㅋㅋ
분명히 돈 타서 현장에서 티켓 구매했던 기억인데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죠? 하긴 그 시절은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니까 직접 가서 엄청 줄서서 샀었던거 같아요.
생각보다 작았던 공연장.....꽉 채운 관객들......
김광석님의 조근조근 말하는 말투, 가슴을 벅차게 하던 노래와 하모니카 연주
하여간... 정말.. 환상적인 콘서트를 듣고 보았죠...
통키타 동아리 출신이라 워낙 김광석 노래 좋아하기도 했고
같이 간 선배는 하모니카도 기똥차게 잘 부는 김광석 광팬이셔서...
근데 그때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었죠.............
그날 김광석님이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고 얘기하셔서 농담인줄... 엄청 충격먹었던 기억이;;
그렇게 큰 사건인줄 그 다음날에서야 알게되었죠
응답하라 1994를 볼 때
그 더웠던 94년의 여름과... 95년의 삼풍백화점 사건과 김광석님의 콘서트가 함께 떠올랐었죠.
그리고.. 그해 겨울 방학에 김광석님이 사망.
제가 처음 본 콘서트............그리고 다시는 볼 수 없는 콘서트........
콘서트를 함께 봤던 선배는 3일간 두문불출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시는 김광석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면서...
웃프게도 얼마 후에 정태춘 팬으로 전향하시긴 했습니다만;;;
졸업 공연에서 그 선배랑 트리오로 사이 좋게 정태춘 노래 한곡 김광석 노래 한곡을 불렀었네요.
이룰 수 없는 이와 사랑에 빠졌을때~~ 너무나 사랑하여 이별을 예감할 때~~
아픔을 감추려고 허탈이 미소질 때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 노래를~~~
밤늦은 여행길에 낯선길 지나갈 때 사랑은 떠났지만 추억이 살아날때
길가에 안개꽃이 너처럼 미소질 때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노래를...
어린아이에게서 어른의 모습을 볼때 너무나 슬퍼서 눈물이 메마를때
노인의 주름속에 인생을 바라볼 때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 노래를....
쓰리핑거 주법 정말 열심히 연습해서 화음 연습하며 부르던 생각이 나요...
김광석님 노래 정말 명곡 많잖아요....
노래들이 왜 이렇게 듣다 보면 슬픈지 모르겠어요.
임영웅님이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부르실 때도.....그랬고......
저는 가끔 김광석님 모창 하는 무대를 보면 지금도 제가 봤던 95년의 콘서트 기억이 나요...
2013년에 히든싱어에서 김광석님 편을 했었죠.
이때 최승열님 이 분이 정말 김광석님 목소리랑 너무 비슷해서 마지막까지 김광석님을 위협했었지만...
결국 김광석님이 우승하셨죠...
마지막에 텅빈 통 속에 홀로 서있던 마이크가 너무 서럽고 슬퍼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패널로 출연하셨던 절친 박학기님도 많이 울먹이셨던 기억이....
그 허무한듯........담담히 얘기하시며 노래부르던 김광석님이...
지금도 너무 그립고 보고 싶네요...
작성자 익명
신고글 1995년 6월에 만났던 위대한 가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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