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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 원작으로 잘 알려진 '정년이'는 1화 4.8%로 시작하더니 2화에선 8.2%로 시청률이 대폭 상승했다. 국극을 처음 본 주인공이 단숨에 홀리듯, 시청자들의 마음도 단숨에 1950년대 여성 국극단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이 많지만, 지금은 '정년이'만 보인다. 얼마나 큰 돌풍을 일으킬 것인지 기대되는 '정년이'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봤다.
#남주 없는 드라마라니, 이렇게 신선할 수가
'정년이'는 한국전쟁 후인 1950년대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윤정년(김태리)을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는다. 정년이가 도전하는 매란국극단은 모든 배역을 여성이 연기하는,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국극단. 자연히 '정년이'의 주요 인물에서 남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인공 윤정년을 비롯해 라이벌이 되는 엘리트 연구생 허영서(신예은), 매란국극단의 남자 주연을 도맡는 국극 스타이자 정년이를 국극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문옥경(정은채), 국극단의 여자 주연을 도맡는 공주님 포지션의 서혜랑(김윤혜), 매란국극단을 카리스마 있게 이끄는 단장 강소복(라미란) 등 주요 인물은 물론이요, 그 외 국극단 멤버도 모두 여성이다. 1, 2화에서 비춰진 남성 배우라곤 특별출연한 공선 부 역할의 이덕화와 시장에서 자릿세를 내라며 정년이를 위협한 불량배 창호 역의 오대환, 그리고 국극단에서 소리의 반주를 맡은 고수(김병춘) 정도. 등장인물란을 더 살펴보면 국극단 회계부장 고대일(류승수), 극작가 권영섭(전세종), 방송국 PD 박종국(김태훈) 등이 있지만 주요 인물로 보긴 어렵다.
기존에도 장르물 등에서 여성들이 배제된 남성 위주의 드라마가 많았고,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도 21세기 들어 여럿 나왔지만, 보통은 서브 캐릭터로 남주 또는 여주와 엮이는 이성 캐릭터가 양념처럼 얹어져 있을 때가 많았다. '정년이'는 사족처럼 여겨질 수 있는 서브 이성 캐릭터를 과감히 배제했다. 대신 사라진 남주 포지션은 매란국극단의 왕자님이라 불리는 문옥경이 커버하는데, 이 중성적 캐릭터가 어지간한 남주 몇은 찜쪄먹을 기세다! 기존에도 남장 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있었지만 보통 남주와 브로맨스를 형성하다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였고 그를 지켜보는 시청자 또한 '오, 제법 보이시하네?' 감탄하는 수준이었는데, '정년이'의 문옥경은 여성임에도 극중 본격적으로 여심을 뒤흔드는 인물인 데다 시청자에게도 또한 감탄을 넘어 극중 문옥경의 팬들처럼 떨리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문옥경은 주인공 정년이의 성장을 돕는 일종의 키다리 아저씨 포지션도 맡고 있어 흥미를 돋우는데, 문옥경의 존재와 여성 캐릭터들의 경쟁과 연대와 성장만으로 12부작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갈 수 있을지가 기대 포인트다. 우선 1, 2화만으로는 매우 성공적으로 보인다.
#탄탄한 실력과 노력으로 매력 십분 발휘하는 젊은 배우들
주인공 정년이를 맡은 김태리는 데뷔 이후 한 번도 믿음을 배신한 적 없는 확신의 '믿보배'다. 그런 김태리가 윤정년이 되기 위해 소리는 물론이요, 춤과 국극 연기, 사투리까지 3년을 준비했다. 그 준비와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정년이'에서 김태리의 소리는 대역 립싱크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이질감없이 자연스럽다. 물론 시청자 대부분이 소리를 잘 모르는 문외한이긴 하지만, 우리 모두 흥이 있는 한민족 아니던가. 들어서 어색한 정도는 캐치할 수 있단 말이지. 김태리뿐 아니라 라이벌 허영서 역의 신예은 또한 가히 라이벌다운 소리를 낸다. '더 글로리'의 어린 박연진 역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신예은은 국극단 연구생 중 '성골 중 성골'로 불리는 이답게 소리면 소리, 연기면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엘리트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연구생 자선공연에서 방자 역을 맡게 된 정년이 제대로 연기를 하지 못하자 시범을 보이는 영서의 모습은 압권. 도도한 얼굴에서 순식간에 깨방정 느낌의 방자 얼굴로 갈아 끼울 때 놀랐던 시청자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신예은의 대표작이 '더 글로리'에서 '정년이'로 바뀔 전망이다.
'파친코' '안나' 등 일취월장하는 연기를 선보이는 정은채는 말할 것도 없이 첫 회부터 시선을 사로잡았고, 정은채의 문옥경과 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서혜랑 역의 김윤혜도 눈길을 끈다. 매란국극단 공주님 포지션답게 도도하고 시크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 김윤혜는 아역부터 차근히 연기인생을 밟아온 배우인데, 이 작품으로 제대로 한 건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외에도 정년이와 우정을 형성하는 홍주란 역의 우다비, 단장의 조카이자 국극단의 군기를 잡고 있는 백도앵 역의 이세영도 눈여겨보게 되는 인물들.
#무대 통해 다져지는 경쟁과 연대, 그 뜨거운 성장 서사의 매력
타고난 소리 천재인 정년이가 문옥경에 의해 국극의 세계에 들어서고, 그 세계에서 이미 뚜렷하게 인정받고 있는 정반대 포지션의 허영서와 라이벌 기류를 형성하는 '정년이' 1, 2화를 보면 자연히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바로 엄마와 딸이 함께 본다는 미우치 스즈에의 만화 '유리가면'. 1976년부터 연재한 만화 '유리가면'은 연극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연기 천재 기타지마 마야와 연극계의 금수저인 히메가와 아유미가 전설의 연극 '홍천녀'의 주연을 두고 경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플롯만 봐도 마야에 정년이, 아유미에 허영서가 대입되지 않는가? 마야를 발견하고 혹독하게 가르치는 왕년의 대배우 츠키카게 치구사는 문옥경과 단장 강소복이 합쳐져 보이고. 연기와 연극을 소재로 한 만화 중 넘버원으로 꼽히는 '유리가면'의 서사에 익숙한 대중은 자연히 '정년이'의 서사에도 익숙하다. 라이벌 관계의 두 주인공이 흔한 선역-악역의 대립으로 그려지지 않고 경쟁하고 연대하며 둘 다 성장을 이룬다는 스토리도 그렇고,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고 무대만이 줄 수 있는 희열을 재현한다는 점도 '유리가면'과 '정년이'의 공통된 매력. 여기에 여성 국극단의 전설적 실존 인물 임춘앵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 '춘앵전'을 좋아한 이들이라면 그와 소재가 오버랩되는 '정년이'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청춘이 빚어내는 뜨거운 성장 서사를 좋아한다면, 그래서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나희도(김태리)와 고유림(김지연)의 올림픽 펜싱 대결이 선사했던 뜨거운 울림에 감격했던 이들이라면, '정년이'에서 윤정년과 허영서가 빚어낼 성장 서사에 기대를 걸게 될 것이다. 윤정년과 허영서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같은 천재와 범재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통해 힘껏 부서지고 깨어지며 앞으로 나아가는 성장의 관계로 그려질 것이란 점도 기대 포인트.
#'이날치'로 이미 힙해진 우리 소리의 매력
'정년이'의 첫 번째 OST 가창자는 '새타령'을 부른 이날치다. 퓨전국악밴드 이날치는 '범 내려온다'로 우리의 소리를 독특한 리듬과 스토리로 재해석하며 멋과 흥을 폭발시킨 밴드. 아이돌 노래가 주류를 이루는 마당에 누가 케케묵은 우리 판소리를 듣겠냐는 의심은 접어두자. 이미 국악, 판소리는 스멀스멀 우리 사이에서 힙해진 경험이 있다. 국악인 이희문을 필두로 한국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 컬트적 인기를 끌었던 퓨전 국악 음악 그룹 씽씽도 있었고, 이날치의 곡에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몸짓을 더해 만든 한국관광공사의 해외홍보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가 국내외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린 경험도 있다. 이외에도 황해도 민요를 기반으로 한 굿음악을 현대적으로 만드는 악단 광칠, '슈퍼밴드2'에 나와 거문고 줄을 자르며 우리 전통 악기로 전위적 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도 톡톡한 인기를 끌었다. 아마 '정년이'를 보면서 '추월만정'이나 '남원산성' '사철가'가 무슨 노래인가 찾아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국인의 DNA에 새겨진 우리 소리에 대한 무의식적 호감이 '정년이'에서 다채롭게 등장할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뻔할 수 있는 왕실 로맨스를 섬세하게 그려낸 정지인 PD의 연출력이 우리 소리의 매력을 어디까지 극대화할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65/0000008961
정년이가 시청자들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는 이유가 확실히 있네요! 남주 없는 여성 중심의 드라마라는 것부터 너무 신선하고, 김태리와 신예은의 라이벌 구도도 정말 기대돼요. 마치 유리가면처럼 두 인물이 서로 성장하며 국극의 세계에서 펼치는 뜨거운 서사가 앞으로 얼마나 흥미진진할지 벌써부터 두근거려요.
특히 이날치가 OST를 맡았다는 게 너무 힙하고 멋진 것 같아요. ‘범 내려온다’ 이후로 우리 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번 정년이에서도 국악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니 벌써부터 OST와 극 중 음악이 귀에 맴도는 기분이에요. 정지인 PD의 세심한 연출 덕분에 정년이가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지 기대돼요.
작성자 재치있는계단N229334
신고글 가지 않던 길 선보이는 '정년이', 남주 없어도 매력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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