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물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는데 판사 이한영은 회귀물 장르 느낌 강하게 들지 않아서 좋아요. 요즈음 재미있게 잘 보고 있어요
회귀물 장르가 왜 매력적인지, 판사 이한영을 보면 꽤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시간을 되돌렸다’는 설정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번 망가뜨린 삶과 잘못된 선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시 설계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회귀물의 전형적인 공식, 즉 “억울한 죽음 → 과거로 회귀 → 복수와 정의 구현” 구조를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주인공이 원래부터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라, 10년간 적폐 판사로 살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면이 있습니다.
시청자는 이한영이 과거의 자신의 판결들이 만들어 낸 피해자들을 직접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회귀물이 제공하는 ‘사이다’가 단순한 복수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보게 되죠.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고, 전생에서 죽게 만들었던 사건들을 다른 결말로 돌려놓는 서사는, 회귀물이 현실의 불공정·부조리에 대한 리셋 욕망을 얼마나 강하게 건드리는지 보여 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긍정적으로 보이는 지점은, 회귀물이 가진 개연성 문제를 꽤 영리하게 해결했다는 점입니다. 미래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만능 먼치킨’이 되는 대신, 이한영은 여전히 법과 절차라는 제약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그래도 저건 판사니까 가능한 선”이라고 납득할 수 있는 선을 지키려 하죠.
이 덕분에 회귀물 특유의 빠른 서사와 통쾌함을 누리면서도, 법정물로서의 현실감과 직업 윤리 질문을 함께 가져가는 균형이 만들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판사 이한영은 회귀물이 단순한 장르 유행이 아니라, 한국식 ‘이생망’ 정서를 풀어내는 하나의 방식으로 얼마나 성숙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