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님 드라마는 항상재미잇어요 저번에이어 요번에도 히트네요
‘판사 이한영’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끼는 건, 지성은 그냥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1~2화만 놓고 봐도 한 인물 안에서 보여줘야 하는 얼굴이 너무 많은데, 그걸 전혀 무리 없이 오가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 등장할 때 이한영은 전형적인 적폐 판사 쪽에 더 가깝잖아요. 재벌 편을 들어주는 판결을 아무렇지 않게 내리고, 장인의 제안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장면에서는, 말투 하나, 눈빛 하나만으로 “이 사람, 이미 오래전에 선을 넘은 인물이구나”라는 게 느껴져요. 대사를 세게 치지 않아도, 입꼬리나 시선 처리에서 나오는 냉소 덕분에 캐릭터가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2화에서 죽음을 겪고 회귀한 뒤에는 같은 얼굴인데 완전히 다른 결이 나와요. 여전히 냉정한 척하지만, 피해자들을 떠올릴 때 흔들리는 눈빛이나, 재판장에 앉아 스스로를 “인생을 낭비한 죄인”이라고 자각하는 순간의 표정은 이전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똑같이 재판봉을 쥐고 있어도, 1회에서의 손과 2회에서의 손이 다르게 보일 정도라, 회귀 전후의 간극을 연기로 또렷하게 그려낸 게 인상적이에요.
법정 장면에서 터지는 분노 연기도 압권이에요. S그룹 사건 판결을 두고 장인과 대법원 라인이 노골적으로 압박할 때, 속으로 끓다가 결국 법정에서 징역 10년과 법정구속을 선고하는 장면은, 대사 자체도 시원하지만 지성이 쌓아온 감정 덕분에 훨씬 더 통쾌하게 느껴집니다. 그냥 고함을 지르는 분노가 아니라, 끝까지 눌러 참고 참다가 결국 터지는 인간적인 분노라서 보는 사람까지 같이 같이 숨을 몰아쉬게 되는 느낌이에요.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이 캐릭터가 완전히 개과천선한 영웅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도 연기에서 잘 살아있다는 거예요. 회귀 후에도 이한영은 여전히 계산하고, 이용하고, 자기 방식대로 판을 짜는 사람인데, 그 안에서 죄책감과 후회를 동시에 품고 있는 복잡한 정서를 지성이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그래서 “정의로운 판사”라기보다는 “한 번 망가졌다가 겨우 방향을 돌린 인간”으로 느껴지는 게, 드라마 톤하고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요약하자면, ‘판사 이한영’은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중심에서 회귀 전·후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지성의 연기가 있어서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드라마라고 느껴집니다. 회차가 진행될수록, 이 인물이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지성이 어떻게 채워 넣을지 보는 재미가 제일 큰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