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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양반 꿈꾸는 조선 흙수저, 현재와 닮아서 더 와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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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씨부인전’은 노비 구덕이(임지연)가 자신을 괴롭히는 주인으로부터 도망친 후, 옥씨 가문의 양녀가 되어 죽은 태영 아씨의 이름과 신분을 빌려 사는 이야기다. 천승휘(추영우)는 구덕이를 위해 목숨까지 거는 조선 최고의 사랑꾼이다. [사진 JTBC]

‘옥씨부인전’은 노비 구덕이(임지연)가 자신을 괴롭히는 주인으로부터 도망친 후, 옥씨 가문의 양녀가 되어 죽은 태영 아씨의 이름과 신분을 빌려 사는 이야기다. 천승휘(추영우)는 구덕이를 위해 목숨까지 거는 조선 최고의 사랑꾼이다. [사진 JTBC]

도망친 노비 구덕이(임지연)는 우연한 계기로 옥씨 가문의 양녀가 돼 죽은 아씨 옥태영의 신분을 빌려 살아간다. 성소수자인 현감 아들 성윤겸(추영우, 1인 2역)과 서로의 비밀을 품은 혼례를 하는 구덕이를 멀리서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이가 있다. 그의 모든 처지를 알면서도 계속 연모하는 천승휘(추영우)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한 JTBC 토일극 ‘옥씨부인전’의 1화부터 4화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드라마는 이름과 신분, 남편까지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조선시대 변호사) 옥태영과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거는 예인 천승휘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그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악녀 연진을 연기했던 임지연이 원톱으로 나섰다.

 

출생과 가문의 비밀을 처음부터 다 드러내놓고 시작하는 ‘옥씨부인전’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특징이다. 지난 15일 방송한 4화는 옥태영이 현감댁 며느리가 돼 기뻐하는 얼굴로 시작해, 성소수자 남편의 비밀로 인해 현감 집안이 몰락한 뒤 울부짖는 모습으로 끝났다.

 

휘몰아치는 전개에 시청률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국 시청률(닐슨코리아)이 1회 4.2%로 시작해 2회 6.8%, 3회 7.8%, 4회 8.5%로 잇따라 자체 최고를 기록 중이다. 4화는 분당 시청률이 10%까지 치솟았다. 동시간대 방영 중인 MBC ‘지금 거신 전화는’(6회 6.9%)과 tvN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8회 5.7%)를 뛰어넘고, 한 달 가량 먼저 시작한 SBS ‘열혈사제2’(10회 10.8%)를 추격 중이다.

 

극본을 집필한 박지숙 작가는 오성 이항복이 쓴 고전소설 『유연전』에서 영감을 얻었다. 행방불명된 형을 죽였다는 모함을 받아 사형 당한 유연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그의 아내가 진실을 밝히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1542년 프랑스에서 가짜 남편 행세를 하다가 사형을 당한 한 남자의 이야기 또한 모티브가 됐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역사학자 나탈리 저먼 데이비스의 『마르탱 게르의 귀향』에 담겨 있다.

 

 

 
생김새가 똑같은 현감 아들 성윤겸(왼쪽)과 예인 천승휘. 1인 2역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는 “두 인물이 가장 원하는 것에 각각 집중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사진 JTBC]

생김새가 똑같은 현감 아들 성윤겸(왼쪽)과 예인 천승휘. 1인 2역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는 “두 인물이 가장 원하는 것에 각각 집중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사진 JTBC]

박 작가는 “처음에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엮고자 자료를 찾았으나, 극적인 서사를 지닌 여성들의 기록을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 조선의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삶을 개척했던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상의 인물을 창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에서 소외된 노비, 여성 캐릭터를 앞세우면서 요즘 시대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투영했다. 기존 드라마에선 주인공이 출생의 비밀을 끝까지 숨기려 하지만, 구덕이는 주변에 모든 진실을 털어놓는다. 동성애 소재도 끌고 들어왔고, 계급을 뛰어넘은 조연들의 러브 스토리도 애절하게 그려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허구로 그려내는 당대의 인물들은 사실상 현재적 인물에 더 가깝게 그려지게 되고, 이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임지연은 억척스러운 노비에서 우아하고 기품있는 양반으로 변해가는 여정에서 처절함·두려움·강인함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낸다. 우연하게 주어진 신분 상승이 아닌, 주체적으로 신분을 바꿔가는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탁월한 연기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임지연에 대해 “‘다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적 가치관이 잘 느껴지도록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엔 구덕이처럼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또 다른 인물 천승휘가 나온다. 인기 만점의 전기수(조선시대 낭독가)인 천승휘는 원래 송대감 댁 서자 송서인이다. 송서인은 송대감 댁 맏아들인 줄 알고 살다가 기녀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임을 알게 된 후, 집에서 쫓겨나듯 도망쳐 나왔다. 이후 천승휘라는 예명을 지어 전국을 떠돌며 공연을 펼친다. 양반 신분과 안락한 집을 떠나왔음에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연출자인 진혁 PD가 구덕이와 천승휘, 두 인물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흙수저·금수저 등 타고난 현실에 얽매이거나 좌절하지 말고 이들처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며 희망을 일구자는 것이다. 그는 “사극이라는 외양을 택했지만 이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내용이 많다”며 “자기 삶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흙수저로서 진짜 구덕이 응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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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열정적인라임W116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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