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재님은 선곡한 노래에 맞는 무대매너를 보여주어서 참 좋아요. 열정적으로 무대 집중하는 모습 좋구요
김희재님이 부른 나는 당신을 무대는 시작부터 공기가 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전주가 길지 않은데도 외로움 속에 지친 나를 누가 가 잡아주오 하는 첫 구절이 나오자 바로 조명이 집중되고, 무대가 하나의 장면처럼 고정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비바람 부는 언덕 위에 나 홀로 서서 갈 곳을 몰라 망설이다 버렸소라는 가사가 이어질 때까지 몸을 크게 쓰지 않고, 시선과 손짓만으로 장면을 끌고 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간에 관객석과 패널석에서 선배님 진짜 너무 잘하신 것 같아요, 뮤지컬 같다라는 감탄이 바로 튀어나오는 것도 이 무대의 톤을 잘 보여줍니다. 실제로 구름 사이로 빛이 한 줄기의 쌀이 울고 있는 내 얼굴에 웃음을 띄워주네 구간에서, 조명과 카메라 워킹이 뮤지컬 넘버처럼 설계된 것처럼 느껴졌어요. 세상 모든 이가 나를 외면하여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리, 고난과 시련이 나와 함께하여도 나는 당신을 따르리라라는 후렴은 표정과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쌓아서, 고음을 터뜨린다기보다 서사를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들렸습니다.
2절로 넘어가 어두움 속을 방황할 땐 정말 두려웠소라는 대목에서는 목소리 톤이 조금 더 낮게 깔리면서, 앞부분보다 감정선이 더 깊게 파고드는 구조를 만들어요. 다시 구름 사이로 빛이 한 줄기의 쌀이 울고 있는 내 얼굴에 웃음을 띄워주네가 반복될 때, 1절과는 다르게 카메라가 더 가까이 다가와 표정을 세밀하게 잡아주는 것도 눈에 들어옵니다. 세 번 반복되는 나는 당신을 사랑하리, 따르리라 라인은 점점 길어지는 호흡과 함께 이어지는데, 마지막 나는 당신을 따르리라에서 박수와 함께 음악이 끝나는 타이밍이 꽤 또렷하게 남았어요.
무대가 끝난 뒤 진행자가 여기 엄청난 큰 뮤지컬 레전드 공연장을 옮겨놓은 줄 알았다고 농담 섞인 감탄을 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트롯 올스타전 금요일 밤에 여러 무대 중에서도 이날은 원곡자 윤복희님이 직접 자리하고 있어서 긴장감이 더해져 있었는데, 윤복희님이 와우를 연달아 외치며 너무 대단하시고, 무슨 뜻으로 이 곡을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하는 부분이 특히 눈에 남습니다. 이 곡을 다른 사람이 부르는 걸 처음 들어본다고 하면서 아무도 안 하려고 했던 곡인데 김희재님이 정말 대단하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정리하는 순간, 이 무대가 단순히 잘 부른 커버를 넘어 프로그램 안에서 하나의 이벤트처럼 기록될 만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붙게 되는 무대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