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흡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정서주님과 조항조님이 함께 부른 사랑합시다 클린버전은 제목이랑 딱 어울리는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전주가 아주 화려하진 않은데, 첫 구절 힘이 들 때면 내 손을 잡아요가 나오자마자 화면이 둘 사이의 거리와 표정을 차분하게 잡아줘요.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말고요, 온종일 그대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을 거예요라는 가사가 이어질 때는 마주 보는 시선과 살짝 겹치는 화음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나도 그래요, 당신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오기도 나고요 하는 부분부터는 정서주님 목소리의 맑은 톤 위에 조항조님 특유의 깊은 음색이 포개지면서 세대가 다른 두 사람의 조합이 선명하게 드러나요. 온종일 그대 생각하다 보면은 행복에 겨워 눈물 나네요라는 대목에서는 큰 제스처 없이도 표정과 호흡만으로 가사를 살려서, 과장된 드라마보다는 담담한 고백에 가까운 느낌을 줍니다. 한 평생 둘이 같이 산다는 것은 하늘의 운명입니다, 한 곳만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사랑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가사는 두 사람이 번갈아 부르면서도 결국 한 목소리로 합쳐지는 구조라서, 듀엣이라는 형식과 내용이 잘 맞아떨어져요.
사랑해요 못하는 당신, 아프지 말고 사랑만 합시다, 사랑해요 고마운 당신, 하늘 가는 그날까지 같이 합시다 같은 후렴 라인들은 반복되면서도 조금씩 힘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운 다짐처럼 들리다가, 뒤로 갈수록 더 확신에 찬 약속처럼 쌓여요. 중간중간 관객 박수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데, 크게 환호하는 리액션이라기보다는 고개 끄덕이며 듣다가 나오는 박수라서, 이 곡이 가진 따뜻한 감정선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덧입히는 느낌입니다.
후반부 평생 우리 같이 산다는 것은 하늘의 운명입니다가 다시 나오면서 한 번 더 주제를 정리하고, 꽃다운 당신이라는 표현이 더해지면서 멜로디도 조금 더 밝게 열려요. 마지막 사랑해요 고마운 당신, 하늘 가는 그날까지 같이 합시다, 사랑해요 당신, 하늘 가는 그날까지 같이 합시다로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두 사람이 거의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노래를 마무리합니다. 자막 없는 클린 버전이라 가사와 표정, 호흡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이 무대는 과장된 장치 없이도 제목 그대로 사랑합시다라는 한 문장을 조용히 설득해 주는 듀엣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