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면가왕 특집 재미있었지요. 무대들 다 열정적이었구요.
트롯 올스타전 금요일 밤에 13회 부초 같은 인생 무대는 노래 시작 전부터 정체 놀이와 말장난으로 분위기를 잔뜩 달궈놓고 들어가는 편이었습니다. 장카 설류 비켜, 카리나 말고 카린냐라는 이름부터 예고된 캐릭터였는데, 가면을 쓴 채 등장한 칼있냐 캐릭터가 스스로를 최강 미녀 콘셉트로 밀어붙이면서 계속 말을 쏟아내요. 장민호, 장윤정, 아이브, 에스파, 엔믹스, 있지까지 이름을 엮어서 장카 설류라는 말장난을 완성하는 과정도 그렇고, 장국수에서 칼국수로 이어지는 농담까지 이어지다 보니, 정체 공개 전까지는 거의 토크 쇼에 가까운 흐름으로 끌고 갑니다.
질문 타임에서도 캐릭터는 계속 이어집니다. 강을 건너봤냐는 질문에 빠져서 못 건넌다고 받아치고, 제주도에 가봤냐는 말에는 너무 좋다는 진짜 대답을 섞으면서, 어릴 적 걸그룹 활동과 칼군무, 카리스마 이야기를 꺼내요. 이중에 님님, 나님을 라이벌로 생각하고 정서주님은 자신보다 못 춘다고 장난을 치는 대목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정체를 짐작할 수 있는 힌트들이 깔립니다. 짧게 보여주는 춤에서 카리스마 있는 동작이 나오자, 출연진들이 약간 무서울 정도라고 반응하는 장면도 웃음을 줍니다.
파트너를 뽑는 장면도 이 캐릭터의 연장선이에요. 카린냐와 친구가 되고 싶어 나선 세 사람이 줄지어 서 있고, 카린냐가 결국 정서주님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듀엣 구성이 완성됩니다. 그 직후 가면을 벗고 정체가 공개되는 순간, 트롯계 교과서 미스트롯2 우승자 양지은님이라는 자막과 함께 스튜디오 반응이 한 번 더 커져요. 안녕하세요, 양지은입니다라고 인사하면서, 방금 전까지의 과장된 말투 대신 본인 목소리로 카리스마 있게 좋은 무대를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전환 지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모든 전개가 결국 부초 같은 인생 무대로 이어지는 장치라는 점이 이 편의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시원한 가창력으로 분위기를 휘어잡은 칼있냐의 정체가 양지은님이라는 소개 문구처럼, 캐릭터 놀이로 웃음을 끌어올린 뒤 본격적인 노래에서 목소리와 꺾기, 호흡으로 판을 뒤집는 구도가 준비되어 있죠. 짧지 않은 분량 동안 농담과 힌트를 쌓아두고, 마지막에 가면을 벗는 한 순간으로 정체를 드러내는 방식 덕분에, 부초 같은 인생이라는 곡 자체도 그냥 또 하나의 무대가 아니라 캐릭터와 스토리가 붙은 에피소드처럼 기억에 남는 회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