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후님 음색 매력적이에요. 목소리 자체에 애절함이 호소력이 담아진것 같아요
박지후님이 부른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무대는 시작부터 계절감을 확실하게 깔고 들어가요. 가을에 떠나지 말아요라는 첫 줄이 나오자마자 패널석에서 목소리 뭐야 대박이라는 반응이 튀어나오는 걸 보면, 톤이 한 번에 귀를 잡아버린 무대였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어지는 나뭇잎이 떨어지면 서러움이 더해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눈길을 걸으며 그대를 잊으리라 같은 가사는, 가을과 겨울 이미지를 번갈아 놓으면서도 박지후님 목소리가 너무 힘주지 않은 채 길게 뻗어나가서, 장면이 과하게 드라마틱해지지 않게 잡아줘요. 거리엔 어둠이 내리고 안개 속에 외로이 설레는 날, 비라도 내려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라는 구간에서는, 중저음부터 고음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노래 제목이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지 소리로 설명해 주는 것처럼 들립니다.
두 번째 가을에 떠나지 말아요, 하얀 겨울에 떠나요 대목에서 한 번 더 계절 이미지를 반복하는데, 여기서는 초반보다 더 여유로운 호흡이 느껴져요. 특히 중간에 휘파람을 넣는 부분이 이 무대의 포인트인데, 패널들이 갑자기 손을 올려 휘파람을 호르는데 너무 멋있다고 놀라는 장면이 그대로 잡힙니다. 나영님이 처음 시작 때부터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휘파람 구간에서 진짜 깜짝 놀랐다고 말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어요.
후렴이 다시 반복될 때, 거리에 어둠이 내리고 안개 속에 가로등 하나 날 비춰줄 때, 비라도 내려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라는 가사가 한층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가창 자체는 과한 꾸밈없이 직선에 가까운데, 그 직선이 오히려 곡의 허전한 정서를 살려주는 역할을 해요. 마지막 가을에 떠나지 말아요, 차라리 겨울에 떠나요를 반복하며 끝을 맺을 때, 패널석에서는 목소리 너무 좋다, 오라트는 안 나왔지만 무대 자체가 오라트였다는 농담이 나오면서 공연의 온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줍니다.
하트 수 공개 장면도 이 무대를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예요. 휘파람 구간에서 접신했다, 나이 신 들어왔다 같은 농담이 오가고, 아연 언니가 왜 반했는지 알 것 같다는 말이 나오다가, 막판에 정서주님과 나영님이 하트를 누르지 않아서 옥상으로 따라오라는 장난 섞인 위협까지 이어집니다. 최종 하트 네 개라는 결과보다, 촉촉한 감성과 계절 이미지, 그리고 휘파람까지 더해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무대 자체가 오래 마음에 남는 회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