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재님 무대는 믿고보지요.김희재님의 흔들린 우정 노래 무대 엄청 신나네요.간만에 들으러가요
트롯 올스타전 금요일 밤에 3회에서 김희재님이 부른 흔들린 우정은 시작부터 그냥 놀자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듣다 보면 꽤 이야기성이 강한 무대였어요. 인트로에서 잘생겼다라는 탄성이 튀어나오고, 박수와 함께 음악이 올라가면서 이미 스튜디오 공기가 한 번 가볍게 달궈집니다.
가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상황이 금방 그려져요. 이게 아닌데 왜 난 자꾸만 친구의 여자가 좋을까,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도 그녀 생각뿐이라는 말들이 랩처럼 쏟아지는데, 김희재님이 호흡을 끊지 않고 쭉 밀어붙여서 리듬감이 살아요. 친구 몰래 걸려온 그녀의 전화에 설레고, 냉정하게 거절하면 되는데 왜 그러지 못하는지 스스로를 다그치는 대목까지, 표정 연기를 섞어가며 장면을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게 이 무대의 매력입니다.
정말 나 미치겠어,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라고 고백하는 파트에서는 잠깐 웃음이 섞인 표정과 진지한 눈빛이 번갈아 보이는데, 그 애매한 온도 덕분에 노래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유지돼요. 오랜 친구와의 우정을 외면한 채 여자 때문에 흔들리는 게 너무 괴롭다는 가사, 나만 포기하면 되는데도 왜 그러지 못하는지 스스로한테 계속 묻는 구간에서, 몸은 신나게 움직이는데 가사는 꽤 죄책감 쪽에 가까운 내용이라 묘한 대비가 생깁니다.
후렴 미안해 친구야, 잠시 너를 기만했던 걸, 지금까지 너에 대한 내 우정이 아직도 좀 모자란가 봐라는 부분은 관객이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라 금방 귀에 남아요. 잠시 흔들렸던 우정을 누군가가 너와 나의 친구 사이를 시험했던 거라 그렇게 생각해 줘라고 정리하는 대목에서는, 김희재님이 손을 뻗어 관객과 함께 외치듯 부르면서 분위기를 한 번 더 끌어올립니다.
두 번째 verse에서도 이런 내 자신이 싫어서, 내 욕심만 채우려 우정을 잊었던 내 자신이 싫었다는 말들이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이전보다 표정이 조금 더 진지해져서 가사에 있는 자책이 더 또렷하게 드러나요. 이제 모든 걸 다 잊고 친구로 돌아가야 하겠다는 선언 뒤에 다시 미안해 내 친구야로 돌아오는 구조가, 춤과 손짓, 표정까지 합쳐져 하나의 짧은 드라마처럼 느껴졌습니다.
패널석에서 트로트가 아니었잖아 하는 농담이 나오는 장면까지 포함해서, 이 무대는 장르 구분보다는 김희재님 퍼포먼스 자체에 초점을 맞춘 회차였다는 인상이 강해요. 멋짐 한도 초과라는 소개 문구처럼, 가창과 춤, 연기 톤이 한 번에 맞물려서 금요일 밤에 딱 어울리는 흥과 이야기를 동시에 끌어낸 무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