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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는 제목만 보면 완전히 속았다 또는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정도의 뜻으로 생각할 수 있지요
하지만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어로 무척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란 뜻이에요 ㅎㅎ!
제주어로 속다는 표준어처럼 거짓을 참으로 알다, 남의 거짓이나 꾀에 넘어가다란 뜻도 있지만
제주에선 또 다른 의미로 애쓰다, 수고하다, 욕보다 등의 뜻도 있답니다
직장인이 같이 일하던 동료에게 오늘 폭싹 속앗저라고 말하면 오늘 정말 수고했어 정도의 의미에요
또 학교를 찾아간 어머니가 속암수다. 1학년 2반 담임 선생님 자리는 어디우꽈?라고 하면
수고하십니다. 1학년 2반 담임 선생님 자리가 어디인가요?란 뜻이랍니다!
낯설지만 사연있는 제주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는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꿈 많고 요망진 반항아 애순과 애순이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팔불출 무쇠 관식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일종의 로맨스 드라마라는 소개 글이 붙어있어요 ㅎㅎ
애순이의 성격을 표현한 요망지다는 야무지고 똑똑하다란 뜻의 제주어에요
요사스럽고 망령된 태도가 있다거나 언행이 방정맞고 경솔한 데가 있다는 뜻의 표준어 요망하다, 요망스럽다와 전혀 다른 뜻이어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네요
드라마 한 편을 소개하는 데 이처럼 여러 추가 설명이 필요할 정도로 제주어는 많은 사람에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죠
비단 아이유와 박보검 주연의 이번 드라마 외에도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영화, 소설 등에 제주어 제목을 붙인 경우는 종종 있어요
강소라, 유연석 주연의 2015년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이 있죠 ㅎㅎ
맨도롱 또똣은 기분 좋게 따뜻한이란 뜻의 제주어로 당시 극 중 주인공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이름이기도 했어요
맨도롱하다는 더운 기운이 조금 있다는 뜻의 표준어 매지근하다 또는 미지근하다 와 같은 말이고
또똣하다는 따뜻하다는 뜻의 제주어로 이 두가지 단어를 합친 합성어에요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오멸 감독의 영화 제목인 지슬은 감자를 일컫는 제주어고
반면 제주어 감저는 감자가 아니라 고구마란 뜻이랍니다
비슷한 단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어 혼동을 일으키는 제주어 중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데 그 사연을 살펴보면 이렇다고 해요!
1763년 일본에 조선통신사로 가던 조선 후기 문신 조엄은 대마도에서 구황작물로 쓰이던 고구마를 보고 굶주린 백성을 위해 제주도와 남해 일대에서 재배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고
1764∼1765년께 고구마를 조선에 들여와 재배에 처음 성공했다고 합니다
남미가 원산지인 감자는 약 60년 이후인 1824년 청나라로부터 들여왔는데
사람들은 처음에 고구마를 감저라 불렀다가 이후 감자가 들어온 뒤 고구마라는 어휘로 대체했고
감저는 새로 들어온 감자를 지칭하는 어휘로 굳어졌다고 해요
하지만 제주에서는 감저를 고구마를 지칭하는 말로 계속해서 썼고
대신 새로 들어온 감자는 지슬 또는 지실이라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작성자 맑은곰W120508
신고글 속았수다? 맨도롱 또똣? 제주어에 폭싹 빠져들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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